논설ㆍ기고

경희대생의 날카로운 시선 ‘동대문구 01번 버스의 문제점’

동대문구 01번 버스, 동대문의 정신을 살리자

작성일 : 2018-06-02 19:35 기자 : 이민수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이상헌군의 기고문

 

현재 동대문으로 널리 불리는 대한민국 보물 1흥인지문’. “()을 흥하게 하는 문이라는 뜻을 가지며 서울의 4대문 중 유일하게 지()를 붙여 약한 기운을 북돋으려고 하였다. , 동대문은 약한 자를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아는 인()의 정신이 담긴 문이다.

 

동대문 01’. 이곳 회기역에도 동대문의 이름을 달고 달리는 버스가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의 시작이자 대표라고도 할 수 있는 01번의 의미가 무색하게 여기엔 이름만 동대문일 뿐 동대문의 정신이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

 

동대문 01번 버스는 지하철역인 회기역과 경희대학교(경희의료원)를 왕복하는 마을버스다.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지만 역과 경희대학교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이동수단이라서 학생들과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경희대학교와 경희의료원 홈페이지에도 찾아오는 길을 회기역에서 내려 동대문 01번 버스를 타고 오면 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교통약자들은 이 버스를 타기가 힘들다. 계단식으로 된 일반버스이기 때문에 휠체어는 들어갈 방법이 없고 몸이 불편한 분들도 힘겹게 계단을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회기역에서 경희대학교까지 걸어오는 길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 길은 보통 사람들도 다니기에 인도가 좁아서 휠체어를 타고 간다면 통행이 많은 시간엔 더 힘겨운 상황이 연출된다. 정작 정말로 버스를 이용해야할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고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현실인 것이다. , 약자를 배려해야할 동대문의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동대문 01번 버스는 오히려 약자를 소외시키고 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동대문 01번 버스를 저상버스로 교체하여야 한다. 저상버스로 바뀐다면 휠체어 이용객들이 버스를 아예 타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한 분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승하차 할 수 있다.

 

물론 동대문 01번에 저상버스가 도입된다고 해도 실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 번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마을버스 특성상 휠체어를 타고 버스에 오르내리는 것은 매우 불편하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저상버스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크다. 장애인 주차구역과 노약자석, 그리고 최근에 도입된 임산부석을 생각해보자. 모두 이 자리를 보면 비워둬야겠다, 양보해야겠다.’라는 생각부터 들지 않는가. 여기도 마찬가지다.

 

동대문 01번에 저상버스가 도입되면 우리가 잊고 있었던 휠체어 이용객들에 대한 배려와 양보심도 점진적으로 생겨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동대문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약자를 배려하는 정신을 살릴 길이다.